Marketing

Who can "Hack" human being? (넷플릭스 영화 "아논"을 보면서 마케팅을 끄적이다)

릴택 2021. 1. 30. 22:50

https://www.youtube.com/embed/twkOIwHrASU

먼저 넷플릭스 영화의 예고편 부터 보고 오자. 왜냐면, 넷플릭스에서는 캡처가 안되어서 예고편으로만 설명해줄 수 있다. :(


스포 "없음" 주의


넷플릭스 영화 : 아논

2018년 5월 4일 개봉

https://www.netflix.com/search?q=아논&jbv=80195964

감독 : Andrew Niccol

주연 : Clive Owen, Amanda Seyfried

아논과 현실 다르다.

나는 아논을 2019년 쯤 봤던 것 같다. 원래 액션을 좋아하는데, 아논이 액션+SF+스릴러 이런식으로 묶여있길래 한 번 보았다.

마케팅과 관련없는 영화 총평부터 해보자면,

본 시리즈만큼 액션이 탄탄하다거나, 메멘토처럼 스토리가 탄탄한 스릴러라거나, 다른 영화만큼 딱 특출난 영역은 없는것 같다.

대신 그냥 재밌다. 뭐 엄청난 명작을 발굴하진 않은것 같다.

아논의 얘기를 살짝 하자면

미래 시간이 배경이며, 개개인의 시각은 모든것을 분석하고 기록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데이터들은 중앙화된 네트워크에 업로드 되고, 이 데이터들을 활용해서 범죄를 줄인다. 물론 실시간 감시까지 가능하고 :)

스토리는 어떤 범죄자가 피해자의 Mind Eye 즉 그사람이 보는 시각을 해킹하고, 기억을 조작하고, 본인의 기록은 남기지 않고 범죄가 요래저래 일어나고 그걸 파헤치는 형사가 있고 대충 이런 내용이다.

현실적으로 이런 내용들은 [가능vs불가능] 두개의 흑백논리로 따지고 들면, "불가능하다" 라고 결론짓고는 한다.

나도 딱히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기술적인 부분들을 설명할 필요는 없을것 같다.

근데, 요즘엔, 이 얘기들이 전혀 공상 과학 영화 같지 않다.

흔히 말하는 '과학이 발전했다'. 모두가 공감하는 문구이지만, 최근들어 더욱 공감이 되며, 아논 같은 영화의 내용들과 겹쳐보이는 모습들이 많다.

영화가 잘 예측한건지, 현실이 잘 따라간건지 모르겠지만....


하나 둘 씩 비교해가면서, 마케터들의 입장으로 공감 포인트들을 알아보자


1. Mind's Eye 와 같은 개인의 시각과 기록, 데이터를 모두 기록하고 공유하고 있다!

영화에서는 별도의 도구 없이, 모든것을 생각만으로 해결하게 해준다. 통화나 정보, 번역등이 실시간으로 되며 내가 본 것들에 대한 정보가 바로바로 파악되며, 아주 편리한 삶을 살고 있다. 대신, 이 데이터들은 제3자에게 제공이 되며 범죄 예방에 활용되고 있다.

현실에서는, 소비자가 쇼핑몰에서 클릭하고 마우스를 이동하고, 전체적인 세션의 행동을, "특정 툴을 이용하는 사람"이 볼 수 있다.

먼저 Website Tracking 툴을 아시나요..?

Hotjar, Clarity 등 다양한 Heatmap, Recording tool들이 있다.

https://www.hotjar.com/

https://docs.microsoft.com/en-us/clarity/about-clarity

이 툴들은 비즈니스에 엄청나게 풍부한 인싸이트들을 준다.

  • 유저들의 웹사이트 내 히트맵들을 제공해주며, 행동에 대해 분석하고 가설을 세우고 검증할 수 있다.
  • 단순한 클릭데이터 뿐만 아니라, 마우스 이동 까지 제공해주며, GA 수준의 사용자 데이터도 제공하고 있다.
  • 가장 강력한 정성적인 데이터인 Recording도 제공한다. ( Clarity는 무한 제공해준다. )

마케터 혹은 그로스해커로서 이 툴들은 너무 좋다. 너무너무 좋아서, UI/UX 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퍼널을 개선하고, 가설을 빠르게 수립할 수 있게 아이디어를 주는 툴들이다.

이 모든것들은, 내가 유저의 시각을 공유받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이다.

한마디로 모든 행동이 기록되고 분석당한다.

위 툴들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가장 먼저 나오는 소리는 99% 똑같다.

너무 소름 돋는다.

소름 돋지만, 이게 현재 웹 분석의 현실이다. 모바일은 더 쉽게 네이티브로 구축 할 수도 있다.

다행인건, 개인정보는 대부분 가려져 있고, 수집이 불가능하다. EU의 GDPR 같은 규정에 감사해야한다.

*수집이 불가능하진 않다. 다만, EU GDPR에서는 매출의 4%가 벌금이고, 다른 수많은 법에 걸릴 위험이 있기 때문에, 별도로 작정하지 않는 한, 위와 같은 툴들에서는 자체적으로 막혀있다.


2. 누군가의 시각에서의 정보를 바꿀 수 있다.

영화속에서는 몇몇 사람들이 타인의 시각, 즉 Mind's Eye에서 표현되는 정보들을 바꾸며, 혼란을 준다.

예를들어 내 눈앞에 있는것은 실제로는 모니터인데, 시속 400km 의 기차 앞모습을 보여주는것이다. 혹은 매우 싫어하는 장난이긴 하지만, 잘 보고 있던 모니터에 귀신이 확 튀어나오는 상황을 예시로 들 수도 있겠다.

시각에 지배적인 인간의 존재이기 때문에, 기차가 진짜인가 고민하는 것보다, 피하기 위한 반응이 먼저일것이다. 즉, 시각적인 정보가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것이다.

이건 현실에서 더 구현하기 어려운 기술이겠지만, 우리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는 한, 웹과 모바일에서 안 되는것은 없다.

A/B 테스트와 같이 타인의 시각을 바꿔보자

A/B 테스트를 하듯이 타인의 시각을 바꿀 수 있다. 간단한 원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복잡하지도 않다.

해당 툴들은 Website Optimization Tool이라고 부르는데, Google Optimize와 Optimizely가 대표적이다.

이게 어떻게 나의 시각에서 정보를 바꿀 수 있는지는 아주 간단하다.

해당 툴들을 사용해서, 특정 세그먼트 혹은 타겟, 그리고 특정 요소들을 변경해서 보여줄 수 있다. 흔히 말하는 A/B 테스트와 유사하다.

Optimizely의 예시인데, Ver.A와 Ver.B를 두 개 다 웹사이트에 노출하면서 두개의 성과를 비교한다. 이런식으로 비교할 수도 있지만, 개인화에 더 초점을 맞춘다면, 20대 아이폰 유저에게는 ver.A, 50대 윈도우 PC 유저에게는 Ver.B를 보여주는 등의 초정밀 개인화가 가능하다.

내가 보는것이, 이 사이트의 전체적인 모습이 아닐수도 있다. 내 시각에서만 정보가 바뀐것일 수도...??

마케터 그리고 그로스해커로서 해당 툴들은 정말 잘 사용하면 얻는 분석과 효과가 매우 크다. 나는 현실 속에서, 영화속의 범죄자와 같이 타인의 시각 속 정보들을 조작할 수 있는 것이다. 🤐

물론 나는 매출이 올라갈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 쓸 뿐, 그 외의 정보들을 굳이 바꿀 필요는 없다. 누군가 나쁜 맘을 먹는다면, 경쟁사의 제품 링크를 메인배너에 심을수도 있는 그런 툴이다.

ex) Google Ads의 회원가입 페이지를 들어가면, Global vs Korea 화면이 다른것을 알 수 있다. 한국 버전의 화면에는 Kakaotalk 상담버튼이 있다. 카카오왕국을 맞춘 개인화 화면으로 볼 수 있다. 🤮


3. 우린 이미 온라인속에서 주민등록번호를 가지고 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이게 무슨소리일까.. 영화 '아논' 과는 크게 연관이 없을 수 있지만, 꽤나 중요한 얘기이다.

위 툴들은 다 웹&앱에서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할 수 있는 툴이다.

한 유저의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고유 정보들을 가지고, 연령대를 규정짓고, Recording이 시작될때와 끝날때를 한 유저에 맞게 조정하며, Ver.A를 보여줄지 Ver.B를 보여줄지 결정하고 있다. 나름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마치 우리가 주민등록번호나 사회보장번호로 여러 서비스와 혜택을 이용할 수 있는것처럼

예를 들면, 웹사이트 환경에서는 쿠키라는것을 사용하고, GA에서는 각 유저들의 Client ID 를 수집하고 있고, 앱 환경에서는 ADID라는 값들을 수집한다. IP주소는 말할것도 없다.

우린 이미 네트워크상에 우리의 정보들을 많이 뿌려뒀다. 휴대폰이나 메일주소 같은 개인정보 유출이 다가 아니란 것이다.

다행인것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EU에서는 GDPR을 발효하였다. 20년간 논의하던 조치이며, 2018년 드디어 발효된 것이다. EU시민들이 본인들의 데이터를 충분히 보호하고 제어할 수 있게 해주는 조치이다. 이런 다양한 기관,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규제들은 더 관심을 받고 있고, 정교화 되고 있다.

내가 사용하는 툴들도, 마케팅적으로 활용동의가 된 데이터들만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으며, 이마저도 단순 마케팅 용도만 가능하고, 개인정보에 대해서는 접근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

개인화라는 장점

이 있는 데이터 활용이지만, 개인정보에 대한 이슈에 대해서는 명백한 단점이 존재 하기 떄문에, 항상 무엇인가를 할때는 신중하게 가입하고 꼼꼼하게 체크하자.


영화의 제목인 Anon.... 익명을 뜻하는 Anonymous

영화에서 마케팅적 교훈을 얻었다면 딱 2개이다.

  1. Anonymity Vs Hyper-Personalization
  1. Decentralization 의 중요성

1번은 계속해서 고민하는 문제이다. 익명성이 더 좋은것인지, 개인화된 환경이 더 좋은것인지. 최근 FB과 Apple의 싸움만 봐도 모르겠다. 분명 장단점이 있고 선택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마케터로서는 익명의 환경은 전혀 좋지 않다. 최근 개인화된 마케팅과 더 디테일하고 복잡한 마케팅이 성과가 좋기 때문에, 개인의 익명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하기 쉽지 않다. Ananymous & Hyper-Personalizaion 을 주장하는것이 페이스북인데, 과연 이게 완벽하게 공존할 수 있는가 라는 고민이 든다.

2번은 탈중앙화라고 생각한다. 영화속에서는 경찰 및 국가 기관들이 중앙화된 데이터들을 보유하고 관리하고,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물론 국가기관이기 때문에 더 투명하다고 볼 수 있지만, 한 곳에 중앙화 되는것, 이런 시스템을 구축해놓는 것이 만능은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

위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주민등록번호가 아닌, 쿠키, ADID, ClientID등 다양한 고유식별번호를 사용하는것이 탈중앙화의 1%의 시작점으로 보인다. 마케터로서는 불편하겠지만, 1st party data가 아니면 악용의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에, 감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글은 Clarity에서 recording할 세그먼트들을 기획하면서, 아논이라는 영화가 생각이 났고, 내가 쓸 수 있을 만한 내용들을 끼워넣었다.

그래서 완전 대응하지 않는 비교라거나, 억지스러운 주장이 있을 수 있다.

위 말에 대한 부정은 할 순 없고, 토론은 열고 싶을뿐이다. 🔥